버핏의 조언 - 베타는 참고만 하고, 진정한 경쟁력을 평가하자.
우리 전략은 일반적인 분산투자이론을 따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 전략이 전통적인 분산투자전략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생각은 다릅니다. 집중투자전략을 사용하면 기업에 대해 더 강도 높게 분석 할 수 있고, 기업의 경제 특성에 대해 더 안심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우리는 위험을 사전과 마찬가지로 '손실이나 피해 가능성'으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학자들은 투자 '위험'을 다르게 정의합니다. 이들은 주식이나 포트폴리오의 상대적 변동성, 즉 전체 주식의 변동성과 비교한 변동성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데이터와 통계기법을 사용해 주식의 '베타'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난해한 투자이론과 자본배분이론을 수립합니다. 그러나 단일 통계치로 위험을 측정하려고 집착하다보니 근본 원리를 망각합니다. 즉 "정확하게 맞히려다 완전히 빗나가는 것보다 대충이라도 맞히는 편이 낫다"라는 원리를 잊어버립니다.
기업의 대주주가 보기에, 학계에서 정의한 위험은 완전히 빗나가서 터무니없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베타이론에 의하면 어떤 주식이 시장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 (우리가 1973년에 산 <워싱턴포스트>처럼) 그 주식은 가격이 싸졌는데도 가격이 높았을 때보다 더 위험해집니다. 훨씬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하라는 제안을 받아도 과연 이런 식으로 생각할까요?
사실 진정한 투자자는 변동성을 환영합니다. 그레이엄은 '미스터 마켓'을 소개했는데, 매일 찾아와서 당신의 주식을 사주거나 당신에게 주식을 팔아주겠다고 제안하는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이 친구의 조울증이 심해질수록 투자자는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시장이 거칠게 오르내리면 간혹 건전한 기업이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거래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이런 가격 움직임을 무시할 수도 있고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단지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로 더 위험해졌다고 주장하는 말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험을 평가할 때 순수하게 베타만 고집하는 사람은 그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무엇이고, 경쟁자들의 동태가 어떠하며, 차입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에 전혀 무관심합니다. 심지어 회사의 이름조차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과거 주가 움직임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과거 주가가 없어도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대신 회사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정보라면 어떤 정보라도 탐색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식을 산 다음 시장이 1~2년 문은 닫아도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분을 100% 보유한 시즈 캔디나 HH 브라운의 일일 호가가 나오지 않더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하물며 7% 밖에 보유하지 않은 코카콜라의 호가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투자자가 진정한 위험을 측정하려면, 투자로부터 회수하는 세후 원리금 합계가 투자원금의 구매력에 적정 이자를 더한 금액 인지 계산해보아야 합니다. 이 위험을 아주 정밀하게 계산할 수는 없겠지만 대개 유용한 수준으로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평가와 관련된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업의 장기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확신.
- 경영진을 평가할 수 있다는 확신. 경영진이 기업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고, 현금흐름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
- 경영진이 이익을 자신이 챙기지 않고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확신.
- 매입 가격
- 세금과 인플레이션 수준. 구매력 기준으로 투자실적을 평가해야 하므로.
이런 요소들은 어떤 데이터베이스에서도 뽑아낼 수 없으므로 분석가들은 지극히 모호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계량화하기 어렵다고 해서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극복할 수 없는 문제도 아닙니다.
대법원 판사 스튜어트가 외설의 기준을 공식화하지 못하면서도 "척 보면 안다"라고 주장한 것처럼 투자자들도 복잡한 수식이나 과거 가격흐름을 알지 못하더라도 투자에 내재하는 위험을 알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질레트의 장기 사업위험이 예컨대 컴퓨터 회사나 소매 회사보다 훨씬 낮다고 판단하기가 정말로 그렇게 어려운가요? 코카콜라는 세계 청량음료 시장점유율이 약 44%이고, 질레트는 세계 면도기 시장점유율이 금액 기준으로 60%가 넘습니다. 리글리가 지배하는 껌 시장을 제외하면 나는 선도 기업이 이렇게 오랜기간 세계시장을 지배한 예를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최근 코카콜라와 질레트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 높였습니다. 막강한 브랜드, 뛰어난 제품 특성, 강력한 유통 시스템을 갖춘 이들은 경쟁력이 엄청나며, 견고한 성채 둘레에 해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에 일반 기업은 아무 보호 수단도 없이 매일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피터 린치가 말하듯이, 차별화가 안 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주식에는 "경쟁 때문에 위험할지도 모릅니다."라는 경고 딱지라도 붙여야 할 것입니다.
코카콜라와 질레트의 경쟁력은 아마추어의 눈에도 뚜렷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베타는 경쟁력이 거의 없는 평범한 기업들의 베타와 비슷합니다. 이렇게 베타가 비슷하다고 해서 사업위험을 평가할 때 코카콜라와 질레트의 경쟁력을 무시해야 할까요? 또는 주식을 보유하는 위험은 사업에 내재하는 장기 위험과 전혀 다르다고 판단해야 할까요? 우리는 둘 다 잘못이라고 보며, 베타와 투자위험을 동일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베타와 투자위험을 동일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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